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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GVC)의 과거와 현재

경제

by Newsis1 2022. 5. 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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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 다양성의 시대와 함께 시작된 글로벌 밸류체인(GVC)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 GVC)의 과거와 현재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 GVC)의 과거와 현재

1960년대까지는 ‘각 국가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무역을 한다고 했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 하에 각 국가가 가지지 못한 상품을 얻기 위해 교역을 했다. 무역 상대방은 노동생산성 혹은 기술수준이 다르거나 다른 자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자동차, 영국은 양복 등 각 국가는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 제조에 집중했다.

 

1970년대 들어 신국제무역이론(New Trade Theory) 등장과 함께 새로운 무역 패턴이 부상한다. 신무역이론에서의 무역은 같은 산업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무역을 통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 국가 내부로 한정하면 고정 비용과 내부 규모의 경제 한계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다양성이 제약된다. 교역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고 고정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국제무역을 촉진시켰다. 인구가 적은 국가도 무역을 통해 다양성의 이익을 향유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

 

무역 트렌드 변화
무역 트렌드 변화: 1960년대 이전 산업 간 무역에서 1970년대 이후 산업 내 무역으로

 

1970년대 이후 다양성의 시대를 주도했던건 서독과 일본 등 새롭게 부상한 선진국이었다. 두 국가가 수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제무역은 크게 확대됐고 무역 패턴 또한 교역국 간 유사한 상품을 수출하는 산업 내 무역이 활발해졌다.

 

미국과 독일, 일본 세계 수출 점유율
미국과 독일, 일본 세계 수출 점유율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오일쇼크 영향으로 소형, 저연비 차량의 소비가 늘었는데 당시 미국의 세컨카 붐과 유럽의 실용성이 맞물리며 일본산 자동차 수출이 가파르게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기술력 우위에 있는 미국이 주도했던 기계 산업의 주도권을 일본이 빠르게 확보했다. 1980년대 일본의 자본재 수출은 연평균 6% 이상 늘며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일본의 재화별 수출 비중
일본의 재화별 수출 비중

 

1980년대 들어 일시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세가 정체됐다. 미국이 대내적인 경기 불황과 대외적으로 급성장하는 일본의 압박 속에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한 배경이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은 수입철강 관세 인상 등의 보호무역 조치를 취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다. 이에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한 인위적인 달러화 가치 절하 정책을 펼쳤다.

 

미국의 대일본 무역수지
미국의 대일본 무역수지

1990~2000년대: 공급자 중심의 세계화(Globalization)

1990년 이후 국제교역체계의 변화와 함께 글로벌 가치사슬의 형성은 재차 본격화되기 시작했 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생산활동이 범국가적으로 넘나들며 이뤄지는 체계를 의미한다. 단순히 최종재가 거래되는 전통적인 형태의 무역이 아니라 부품, 소재 등의 중간재를 주고 받으며 교역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세계 글로벌 밸류체인(GVC) 참여도
세계 글로벌 밸류체인(GVC) 참여도

 

GVC 확산에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세계화에 대한 견해가 합치됐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시장 개방과 통상 확대가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의견이 일치된 가운데 1990년대 중국과 동유럽 등 사회주의권이 개방되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중국과 동유럽 국가들은 기꺼이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했고 이는 노동집약적인 산 업의 이전으로 연결됐다. 기술의 발달 또한 동반됐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을 통해 원거리 교역 비용이 크게 절감됐으며 분산된 생산 전반을 통제하기에 용이해졌다. 이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신흥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감행했고, 국가와 기 업이 갖는 비교우위를 활용한 공생의 가치사슬이 탄생했다. 1990~2000년대의 GVC 발전은 대규모의 저렴한 노동력 공급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 급자 중심의 밸류체인이 형성됐다.

 

복합 글로벌 밸류 체인(Complex Global Value Chain) 공급 측
복합 글로벌 밸류 체인(Complex Global Value Chain) 공급 측

 

UNCTAD에 따르면 현재 190개의 국가 중 175개의 국가가 GVC에 참여하고 있다. GVC 참여는 저부가가치 제조업에서 IT 산업 중심으로 심화됐으며 생산원가, 기술 확보, 내수시장 규모에 따라 차별화 양상을 보인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대표적 수혜 산업으로 IT를 꼽을 수 있다. 설계, 제조, 유통, 세일즈의 모든 단계가 세분화된 분업화 구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Apple 공급망으로 대변 된다. IT GVC 부가가치의 최상위인 R&D와 지식재산권, 디자인 등에는 미국이 위치하며, 기술 성장과 제조기지 구축에서는 중국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 미국은 GVC 구축의 부가가치를 독식하고 중국은 GVC를 통해 국가의 성장 동력을 구축했다.

 

스마일 커브에서 확인한 글로벌 IT 산업 국가별 위치
스마일 커브에서 확인한 글로벌 IT 산업 국가별 위치

 

현재: 수요자 중심의 지역화(Regionalization)

공급자와 수요자 간 상호보완적인 교역 증대는 더 이상 쉽지 않다. 지난 10년 간 GVC는 정체기를 겪었고 최근 참여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수요자는 세계 공급망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 후발 주자의 기술 추격을 방지하는 목적에서 리쇼어링 및 니어쇼어링에 나서고 있다. 고용 창출력이 높은 산업은 각국 정부가 관세 등 규제를 통해 니어쇼어링을 유도한다.

 

무엇보다 중국의 위상이 확대됨에 따라 중국의 미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는 줄어들고 미국과 중국 간 수직적 분업 구조는 느슨해졌다. 중국의 산업 고도화는 미국과 공존 관계를 경쟁 관계로 변모시켰다. 중국 총수출에서 미국 부가가치 비중을 의미하는 대미국 후방 참여율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총수출에서 중국의 부가가치 비중을 의미하는 전방 참여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지역별 교역 협약
지역별 교역 협약

 

지역화 과정에서 아시아는 중국, 유럽은 독일, 북미는 미국을 각각 거점으로 역내 무역이 확대됐다. 세계 역내무역 비중은 2010년대 초를 기점으로 상승 전환한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각 권역별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역내 결속을 강화 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된다. 코로나 전후 지역별 교역 협약 건수는 70건 가까이 급 증했다. CPTP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USMCA(북미자유무역 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위기 이후부터 동아시아, 유럽,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는 수요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체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리쇼어링) 하거나 수요자와 근접한 지역으로 공장 이전(니어쇼어링)을 지향했다.

 

지역별 부가가치 기여 지역 기여율
지역별 부가가치 기여 지역 기여율

 

중국을 중심으로 발달된 의류,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ASEAN 지역으로 공장 이전이 이뤄진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자본집약적 산업의 경우 글로벌 가치사슬이 발달된 중국보다 미국 거점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변화가 목도된다. 기술집약적 산업은 주요 거점국 모두 자국 내 유치에 나섰다. 다만 유럽 지역은 부가가치 65%가 역내에서 창출되고 있어 북미(39%), 동아시아(55%)에 비해 상대적 지역화가 이미 발달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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