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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체제와 함께 시작된 에너지 자립주의,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의 향방은?

경제

by Newsis1 2022. 6. 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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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세력 간 극명하게 다른 발전 포트폴리오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 발전 믹스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은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석탄 발전을 줄이고, 가스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있다. 원자력은 신규 원전의 증설 대신 노후 원전의 폐로를 진행하며 발전 비중을 줄이고 있다. 탄소중립의 핵심인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등으로, 신에너지는 SMR, 연료전지 등으로 다양하게 늘리고 있다. 반면, 권위주의진영 국가들은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의 비중이 여전히 50%를 상회한다. 마찬가지로 탄소중립 이행 목표를 수립한 중국은 석탄발전을 줄이기 위해 2035년까지 최소 150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 태양광과 풍력을 대규모로 설치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CIS국가의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 미만이다. 자유주의 진영 국가들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를 상회하는 반면, 권위주의 국가들은 충분한 자연조건에도 전환이 더딘 상황이다.

 

석탄 발전 비중에서 확연히 갈리는 세력 간 차이
석탄 발전 비중에서 확연히 갈리는 세력 간 차이
가스 발전은 산유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중
가스 발전은 산유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중
원자력은 각종 이슈에도 여전히 자유주의 진영이 우위
원자력은 각종 이슈에도 여전히 자유주의 진영이 우위
재생에너지 역시 자유주의 진영이 헤게모니를 장악 중
재생에너지 역시 자유주의 진영이 헤게모니를 장악 중

 

과거 경제성과 조달이 중요했지만 변화 중

국가가 주력 발전원을 선택할 때는 경제성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연료 조달이 가능한 발전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중동 국가들은 산유국답게 유류 발전과 가스 발전 비중이 높은데, 2020년 기준 유류 발전 비중은 28%, 가스발전 비중은 66%이다. 미국 역시 셰일혁명이 일어난 이후 가스발전 비중은 2001년 17%에서 2020년 41%로 20년 동안 24%p 상승했다. 따라서 산유국이 아닌 EU, 중국, 인도등은 가격이 저렴하고 조달이 용이한 석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국제질서는 신냉전체제로 바뀌고 있다.

 

에너지 자립주의의 시작은 동유럽에서

소련이 붕괴된 1991년 동유럽 국가들의 발전믹스를 살펴보면, 석탄 58%, 원자력16%, 가스 13%, 유류 12%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2020년 발전믹스는 석탄 37%, 원자력 22%, 가스 26%, 재생에너지 8% 등으로 변화했다. 2020년 발전원별 발전량을 1991년과 비교하면, 석탄 297TWh(-46% y-y), 가스 206TWh(+70% y-y), 원자력 172TWh(+16% y-y), 재생에너지 70TWh(+85,655% y-y) 등이다. 2010년대부터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석탄발전의 비중은 15%p 이상 줄어들었지만, 가스발전의 비중이 7%p 이상 상승했다.동유럽은 유럽대륙의 내륙에 위치해 가스를 대부분 러시아로부터 도입해왔다. 다시 러시아와 가까워질지,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해야할지 선택해야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동유럽의 발전원별 발전 비중 - 가스 발전의 비중 확대
동유럽의 발전원별 발전 비중 - 가스 발전의 비중 확대
동유럽의 발전원별 발전량 - 줄어든 석탄과 늘어난 가스
동유럽의 발전원별 발전량 - 줄어든 석탄과 늘어난 가스

 

동유럽은 원자력을 통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주의를 달성할 계획

EU에 속해 있는 동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체코,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제외 시 70% 이상이다. 이는 동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조달하기에 거리상 가깝고, 서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가스관이 지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동북아시아3국 등 가스관을 연결할 수 없는 지역들에 비해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원자력 발전 시설도 대부분 소련 시절 건설한 것으로 동유럽과 러시아의 관계는 계속됐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동유럽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또 2022년 1월 EU의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EU Taxonomy에 원자력 발전소를 포함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리적인 조건으로 재생에너지를 늘릴 수 없는 동유럽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동유럽은 지리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러시아 의존도
동유럽은 지리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러시아 의존도

 

에너지 자립주의와 탄소중립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글로벌 국가들의 핵심 과제는 탄소중립이었다. 그러나 침공 이후 기존 탄소중립에 새로운 목표들이 추가되고 있다. 첫째로,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화석연료를 무기화하며 에너지 자립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둘째로,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며 화석연료의 경제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얼핏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탄소중립이 후퇴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자립주의가 강화되고, 화석연료의 경제성이 악화되는 현상은 탄소중립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주류가 될 기회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주의, 화석연료의 가격 급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압도적으로 적다. 특히, 원자력은 2022년 EU Taxonomy에도 포함되며 조건이 충족될 경우 소위 Green Energy로 분류될 수 있다. 또 재생에너지는 자연조건이 충분할 시 영구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도 소량의 우라늄이 확보된다면 대량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원자력은 화석연료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폐기물과 폐로 관련 비용은 정확히 산정된 바가 없다. 재생에너지도 유틸리티 규모로 조성 가능한 해상풍력 중심으로 발전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부터 시작된 위기는 오히려 전력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재생에너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기술 개발 계획이 강화된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사업을 확대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관련 기술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자유주의 진영은 이미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예를 들어, 풍력터빈업체인 Siemens-Gamesa, Vestas, GE는 2018년 8-10MW급 해상풍력 터빈을 출시해 상업생산 중이다. 2022년부터 15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수전해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 중인 노르웨이의 Nel Hydrogen은 2025년까지 그린수소의 생산단가를 kg당 1.5달러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권위주의 진영의 대표인 중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대량 생산을 무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전 세계 상당 수의 폴리실리콘, 웨이퍼 기업들은 사라졌다. 물론 경쟁을통해 제조 분야에서의 부가가치는 낮아졌지만,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의 60%는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태양광 외에도 Ming Yang, Goldwind와 같은 중국 풍력 터빈업체는 최근 16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출시해 미국, 유럽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다. 또 중국은 서부지역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동부지역으로 수송하는 전략이 추진될 예정이다. 원거리 송전으로 생기는 손실 이슈를 수소 생산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Nel, 2025년까지 그린수소 생산비용 1.5달러/kg 목표
Nel, 2025년까지 그린수소 생산비용 1.5달러/kg 목표
Ming Yang, 글로벌 최대 규모 16MW급 풍력터빈 공개
Ming Yang, 글로벌 최대 규모 16MW급 풍력터빈 공개
국가별 재생에너지, 정책 기술 수준 정리
국가별 재생에너지, 정책 기술 수준 정리 (미국 / EU / 한국 / 일본 / 중국)

 

다가올 미래에는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한 양 세력 간의 다툼이 심화될 전망

국제적인 대립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은 표면적으로 계속해서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에너지 자립주의를 실현할 전망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는 현재 다소 약해졌지만, 불이행 시 공멸할 수 있는 공통 과제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탄소중립은 서로가 서로를 규제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수소는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를 완전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이기 때문에 수소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 하락, 수전해 기술 개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지역 확보 등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미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EU, 중국, 미국에서 투자가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의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풍부한 호주, 남미, 중동 과의 협력을 통해 실증사업을시작했다. 에너지 자립주의가 확대되는 환경하에서 탄소중립은 공통된 목표이지만 동시에 서로를 암묵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2021년 11월 기준, 글로벌 수소 관련 프로젝트 투자 상황
2021년 11월 기준, 글로벌 수소 관련 프로젝트 투자 상황 - 2030년까지 1,600억달러 투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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