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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안보 위기의 원인과 대응

경제

by Newsis1 2022. 7. 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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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안보 위기의 원인은 서유럽 주요국이 추진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 위기는 풍력발전량이 급감한 2021년,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작

유럽 에너지안보 위기는 경기침체 우려 앞에선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한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유럽 에너지안보 위기의 원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꼽는다. 그러나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서유럽 주요국이 최근 10년간 공격적으로 추진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디테일에 있다. 이는 TTF(Title Transfer Facility) 등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전쟁 훨씬 이전인 2021년부터 이미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는 데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유럽 등지 천연가스 가격 추이
유럽 등지 천연가스 가격 추이

 

서유럽 주요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기치 아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자산의 설치와 이의 발전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태양광 PV나 풍력발전 자산들은 이들이 가진 고유의 간헐성(Intermittency)을 고려하고, 이에 대응하는 부하추종자원(Dispatchable Resources)을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유럽의 정책이 이런 필요성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유럽 주요국 풍력발전 용량 및 발전 비중
유럽 주요국 풍력발전 용량 및 발전 비중

 

독일의 경우 잠재적 안보이익 충돌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산 PNG(Pipelined Natural Gas)에 가스공급의 절대 비중을 의존한 채, 신재생자산 비중을 확대하다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유럽의 에너지안보 위기는 풍력발전량이 급감한 2021년, 이를 대체하기 위한 천연가스 수입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이 리스크가 외부 노출되는데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이다.

 

유럽 천연가스 비상계획 현황
유럽 천연가스 비상계획 현황

 

EU 에너지장관들은 유럽연합 집행위에서 7월 예정된 가스수요 감축계획 합의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르면 독일은 가스부족 비상상황 시, 경제활동 유지를 위해 비상계획 상 우선순위 고객(Priority Customer)군의 설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뿐 아니라 각국 정부는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 러시아 최대의 천연가스 기업)이 보유한 유럽 내 천연가스 저장시설 용량을 통제하기 위한 공조를 시작했다.

 

Gazprom 보유 저장시설 용량 통제 공조, 발전자산 공적 통제, 재고저장 의무화 등 위기 대응책 잰걸음

동시에 회원국들은 역내 일부 가스화력 발전자산을 만일의 사태에 기타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대기 상태에 돌입시켰고, 일부 당국은 전력시장 규약 외 국가 안보 요구에 따라 발전자산을 통제하기 위해 관련 절차 마련을 시작했다. 독일 의회는 10GW의 노후 유연탄·갈탄 및 연료유 발전자산 용량의 재활성화를 추진하는 초안을 통과시켰고, 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 등 인근 국가들과 에너지 연대협약을 체결했다.

 

유럽 천연가스 공급 추이 / 재고
유럽 천연가스 공급 추이 / 재고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과 전방위적인 LNG수입으로 6월 들어 직전 5년 평균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 집행위는 비상 안전재고 관리를 위해 유럽 천연가스 재고저장 시설의 최소 80% 의무 확보 법안에 합의했다. 집행위는 이 수준을 향후 수년 간 90%까지 상향하고, 자체 저장시설이 없는 회원국의 경우 5년 평균 소비량 중 15% 이상의 인근 회원국 내 저장까지 의무화 추진이 예상된다.

 

경기침체 우려로 석유, 가스 가격이 일시적인 약세 보일 수 있겠으나, 공급제약 요인의 근본적 해소는 기대하기 어려워, 석유, 가스 가격 하락 가능성과 폭은 제한적

신재생자산 확대에 따른 부하추종성 하락에 에너지 안보 위기까지 맞은 유럽이 당장 몇 달 남지 않은 올해 난방시즌을 무사히 지나기 위한 대책으로는, 소극적으로는 수요절감, 적극적으로는 LNG 수입증대와 재고축적 정도가 사실 상 유일하다. 통상의 경우는 수요가 감소하는 어깨시즌(Shoulder Season)부터 저장시설 재고 주입에 돌입하는 반면, 올해는 연초부터 재고주입(Injection Season)에 전력을 기울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22년 난방시즌 전에 의무 수준까지 재고 주입은 가능할 전망이나, 3~4분기까지 지속적인 천연가스 가격 상승 압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동절기 북반구 기온이 평년을 크게 하회할 경우, 아시아와 유럽 모두가 심각한 가격 폭등과 공급부족을 경험하는 혹독한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목전에 닥친 에너지안보와 수급 위기에 비하면 경기침체 걱정은 사실 사치스러운(Luxurious) 논쟁의 단면이다. 어깨시즌 동안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스 가격이 일시적인 약세를 보일 수는 있겠으나, 공급제약 요인의 근본적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석유∙가스 가격 하락의 가능성과 폭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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